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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살고 있다고 생각될 때그냥 하는 소리 2021. 9. 12. 18:00
예전에 뭔가 상담을 받아야겠다고 생각되어서
뭔진 모르지만 상담실에 들어갔다.
가벼운 마음이었을까? 무거운 마음이었을까?
뭔가를 바라고 간게 아니라서 절실하진 않았던 거 같다.
설명할 수 없지만 왠지 그냥 한 번은 가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었다.
그냥 작은 방이었다.
상담실에 들어가니 상담사가 앉아있었고
원형 테이블에 작은 휴지곽 하나,
벽에는 이런저런 책들이 꽂혀있는 책장이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뭐라고 몇마디 하기도 전에 눈물이 나와서
많이 울었다.
그냥 설명할 길이 없어서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상담사 말로는 내가 워낙 감정을 꾹꾹 눌러서
내 감정이 뭔지 모르는 상태가 된 거 같다고 했다.
상담사는 그냥 말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줬는데,
그러고 나서 차차 말을 하기 시작했다.
주에 한번 정도 상담을 했던 거 같은데
갈 때마다 한 30분은 울고 시작했다.
근데 뭘까?
한몇 번을 울고 나니
할 말이 없었다.
내가 쌓인 게 있어서 울면서 풀어냈는데
그걸 말로 설명을 할 수 없다니...
상담사도 그 전에는 내가 무언가 말하고 싶은 눈치였는데
지금은 그런 게 사라진 거 같다고....
더 이상 상담을 원하지 않으면 종료하겠다고 했다.
나도 그게 원인이 뭐였을까? 하면서 나는 상담을 종료했었다.
그때로부터 약 10년 뒤 지금.
이제 그때 내가 상담을 시작했었던 이유를 알겠다.
나는 뭔가, 나를 바꾸고 싶었던 거 같다.
뭔지 모르지만 도움이 필요했었던 거 같다.
그때도 현재도 항상 물질이 우선이고
내 감정을 누르고 살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내 안의 감정이 종류가 무엇인지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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