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하노이 여행을 다녀와서 - 하노이(?) 후기
무법 속에도 규칙이 있다는게 신기한 나라
하노이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호텔로 이동하려고 대중교통 혹은 픽업 차량을 통해 이동을 하게 되는데,
그 안에 있으면서 밖을 보고 있으면 참 신기하다.
차선이 없는데 차선이 있고 깜빡이가 없는데 밀고 들어오고
유턴 신호가 없는데 좌회전 하는 곳에서 유턴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관공서가 있는 곳 외에는 신호등이란 게 거의 없는데 신기하게도 그냥 다들 잘 간다.
약간 흐름에 몸을 맡기듯이 한 30~50km 정도의 속도로 서로 적당히 간격을 맞춰서 간다.
그랩 택시를 타보면 카카오택시마냥 도착 예상 시간이 있는데,
이런 교통체계라면 예상 시간이라는게 무의미할 거 같은데 또 잘 맞고 그런다.
잘 관찰해보면 길거리를 건너는 사람도 건너는 속도가 다들 비슷비슷하고
차도 속도가 다들 비슷비슷해서 참 신기했다.
외제차는 생각보다 많이 없었고 대부분 일본차가 많았다. 현대 로고도 생각보다 꽤 봤다.
대형 suv 는 진짜 못봤고 경차(모닝), 오토바이가 대부분이었다.
길거리에 있는 오토바이 주차장
호안끼엠 호수 주변은 주말에 차 없는 거리 처럼 막아놓는데,
저녁 5~6시쯤 되니까 퇴근 시간인지 죄다 어떤 사람한테 돈을 주고 오토바이를 주차하고서는 훌쩍 떠났다.
주차장 관리(?)를 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은 오토바이에 분필로 표시를 하고 있었는데,
자기 집이 아니라 이런 데다 주차를 하고 떠나는게 신기했다.
그리고 비가 오니까 다들 어디서 준비했는지 우비 꺼내쓰고 가는 것도 신기했다.
마스크를 안쓴다
진짜 아무도 안썼다.기 보다는 비말 마스크 정도는 쓴 사람이 가~끔 보였다.
그나마 쓴 사람들도 오토바이 매연 때문에 쓴 것 같은 느낌.
그냥 한국인으로써 너무 낯설었다...
관광객용 식당인 줄은 알지만 거기가 깨끗하니까
그냥... 찐 현지 식당은... 갈 수 없었다.
관광객만 상대하는 식당인줄 알면서도, 거기가 그나마 깨끗하니까 거길 선택하게 된다.
거기도 벽으로 가려만 놨을 뿐 나중에 보니 조리하는 건 똑같았지만(시멘트 바닥에서 요리하기...^^)
적어도 외관은 깨끗했으니까....
그래서 내가 선택한 식당은 전부 베트남 현지인이 없었다(...)
물가가 천지차이
물가가 정말 천지차이였다.
길거리에서 파는 반미나 끼니 가격이 40~100K 정도
커피 2잔에 70~100K,
꼬치 1개 20K 정도로 굉장히 저렴했는데,
백화점 내에 있는 레스토랑이나 관광객용 식당을 가면
메뉴 하나당 기본 150K 정도에서부터 시작해서
평균을 내보니 2인이 한끼에 600~750K 정도는 소비했다.
500K(50만동)을 내밀면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너무 큰 돈이라고,
잔돈이 없다며 작은 돈 없냐고 부담스러워했는데
어떤 가게에선 한끼 하면 1000K 가 금방이였어서,
여기도 빈부격차나 이런게 좀 심할 것 같단 생각을 했다.
마트에서 파는 생필품도 가격이 한국의 70~80% 정도 해서
마냥 저렴하단 느낌은 아니었는데
호안끼엠 근처의 부띠끄 편집샵에 가면
원피스 한 벌에 한국 돈으로 7만원~14만원 정도 하니까
와 이건 뭐지? 싶은.
알 수 없는 베트남 물가였다.
사람들은 참 선했지
그냥 .... 한국인의 정(?) 은 아닌데 그런 거 비슷하게 사람들이 참 선하다.
물건 가격으로 사기치는 장사꾼이야 뭐 그냥 관광지 가면 예상 가능한 거지만
무슨 일이 있을 때 자기 이득을 따지지 않고 그냥 자기 일처럼 흔쾌히 도와주고,
사람대 사람으로 도와주는게 진짜 한국에서 보지 못하는 '선함'이랄까? 그런게 있었다.
이건 베트남 말고 대만을 갔었을 때도 느꼈었던 건데,
대만의 선한 느낌과는 또 약간 다르긴 한데... 어쨌든 그런 뭔가가...
하노이 여행 중에 곤란한 일을 여러번 겪었지만
그때마다 사람들이 도와줬고 진짜 인간대 인간으로 너무 고마운 기억이 있다.
이 기억 때문에라도 왜 사람들이 베트남을 찾는지 알 것 같다.
한국인이 많이 가는 곳은 이유가 있음
아 한국인이 가는데 이제 그만 가고 현지인이 가는데 가지 왜 뭐하러,
이런 생각을 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 비싸도 가는 이유가 있지 싶었다.
일단 왠만한 검증이 되어있고(위생, 맛, 분위기, 서비스 그냥 종합적으로 평균 이상 한다는 소리)
한국어로 카톡 채널에 말 걸어서 바로 예약도 변경 하고 해보면
아 사람들이 왜 거길 가는지 알게 된다.
관광이 많이 죽어있는 느낌
코로나의 영향이 확실히 무시하지 못하는 게, 블로그 등지에서 유명했던 가게도 문을 닫은 데가 많았다.
호안끼엠 근처는 이미 많이 갈아치워진 것 같았고... 몇년 전에는 있던게 이번에 갔더니 폐업한 로컬 마트도 있었다.
동쑤언 시장은 파는 물건이 바뀌지 않고 몇 년째 그대로 있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애초에 그걸 사줄 사람들이 돌아다니지도 않았고 관광객이 없으니까 상인들은 그냥 서있고..
손님이 오든 말든 그냥 쳐다보고 말고 해서 활기가 전체적으로 없는 느낌이었다.
(손님이 물건 보고 있는데 앞에서 담배 핌.. ^^ 옷가게인데...)
맥주거리는 중심지만 엄청 사람이 바글거리고
거기도 조금 골목을 벗어나면 금방 손님 없고 가로등도 없고 어둑해서 다니기에도 무서웠다.
내가 갔던 시기가 여행 풀린지 얼마 안돼서 그럴 수도 있긴 한데 진짜 어딜 가든 한국인을 거의 못봤다.
기념품은 롯데마트 대신 빅씨마트
몇년 전에는 그래도 관광객이 쇼핑을 할 때 그나마 살 게 있었던 마트였는데, 라는 생각이 들 만큼
그냥 확 죽어버린 느낌이었다. 한국인이 안와서 그런가 둘러봐도 마땅히 살게 없었다.
간편식이나 신선식품도 먹을만한게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네이버 블로그 등에 검색해서 찾은 쇼핑 아이템도 거의 뭐 없었고
이제는 굳이 40분을 투자해서 가야 되나 싶은 느낌?
마트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서 현지인이 가는 마트를 검색하다가
똑같이 40분 걸리는 위치에 있는 빅씨 롱비엔 마트(BigC Long-Bien Supermarket)를 찾아갔다.
여기는 현지인이 찾는 이마트+엔씨 느낌이라고 보면 되는데, 외곽지역에 있긴 하지만
훨씬 번화하고 로컬 의류브랜드들이 많이 있다.
심심해서 게임센터도 가봤는데 한국에서 보지 못한 오락기가 있어서 좀 신기하긴 했다.
대부분 유아~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거여서 재미는 없었지만(잘하면 삼세판 이런거 없음 단판이 끝임)
그냥 이런 것도 추억이라고.. 궁금한 사람도 있을까 싶어서 남겨본다.
1층에 하이랜드 커피가 있고 영어로도 주문을 받는다.
다만 빅씨마트 들어갈 땐 음료는 들고 갈 수 없으므로 조심 할 것.
롯데 시네마도 있고 푸드코트라고 할만한 식당도 좀 있다. 김치 식당이 있다는게 놀라웠음.
충청북도 팝업 스토어도 있는 것도 발견했고...
실제로도 롯데마트보단 난 여기가 더 만족스러웠다.
롯데마트엔 이런게 없었다.
그랩 택시도 잘 잡히니 여기도 한번쯤 가봤으면 하는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