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3악장
사람의 인생의 초년기, 중년기, 말년기의 3악장으로 이뤄져 있다면
나는 이제 다가오는 중년기의 입구 그 어딘가를 찾으며 서있을 것 같다.
말년은 중년기에 비해 더더욱 멀어서, 그때의 나는 어떨지 상상조차 되질 않는다.
반면 내가 이미 지나왔다고 생각되는 초년기는 돌아보기가 좀 쉽다.
어떻게 보면 인생그래프를 그려도 꽤 간단할 정도로 경로가 단순했다.
어릴 땐 부모님과 친구,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특히 사회가 바라는 장녀의 모습을 이루려고 노력했다.
공부를 그렇게 잘하진 않았지만 땡땡이 안치는 모범생으로 살았고
수능만 잘보면 된다는 부모님의 가치관 아래 공부 말고 다른 건 관심 없이 살았다.
그렇다고 내가 서울대를 갈 정도로 몰입했단게 아니다.
그냥 놀랍게도 당시 뇌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단어가 공부, 수능, 대학 정도가 다였다는 뜻이다.
그게 중요하지 않은 세계도 어딘가는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살았다.
주관 없이 사회가 건네는 이미지를 그대로 받아서
사회에 나왔고,
사회에 나오니 그제야 '생각보다 공부만 했던 세계'는 너무 작다는 걸 깨달았다.
쌓아온 지혜는 작았지만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초년기를 보냈던 것 같다.
어떤 선택은 바보같기도 했고
어떤 선택은 의외로 괜찮았기도 했다.
그리고.... 가을이 다가오니 슬슬 내 중년기를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 에 대한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이제는 부모의 품을 완전히 벗어나 내 스스로 일어서야 할 때이고,
말년에 수확할 씨앗을 슬슬 뿌려두어야 할 시기다.
말년이 행복해야 인생이 행복한거라고들 한다.
말년을 잘 보내려면 중년기가 또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인생의 50%는 중년기인데 인생의 중간이 그래도 괜찮았다면
말년이 불행하더라도 희망회로라도 돌릴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올 내 중년기의 입구에서 무기력하게 누워있지는 않도록 노력해볼 것이다.